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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올바른 기도의 자세와 내용

by 희망공간 2023. 8. 31.

기도는 신과 의사소통을 시도하려는 행위, 또는 신에게 무엇인가를 간청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독교 뿐만 아니라, 신을 믿음의 대상으로하지 않는 다른 종교 역시 기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우리는 살면서 간절한 상황이 되면 기도를 하게 된다. 끝없는 절망속에서,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기도를 올린다.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 우리 역사 속 '정안수' 이야기도 바로 기도의 이야기다. 기도의 핵심은 '간절함'과 '정성'이다.

 

간절함과 정성이 배여있는 기도는 나 스스로를 낮추는 일이다. 인간이 절대자인 신 앞에서 자기자신을 낮추는 방법은 이마를 땅에다가 대는 것이다. 예컨대 불교에서 108배를 수행하고, 유교에서 큰 절을 하는 행위들이다. 이슬람에서도 메카를 향해 하루 5번씩 기도를 하면서 머리를 땅에 맞댄다.

 

불교의 108배 수행 모습 유교의 큰 절 모습 이슬람 기도 모습

 

기도의 간편화 된 표현형식이 두 손을 모으는 방식이다. 불가에서는 합장(合掌)이라 하여 두 손바닥을 합하여 마음의 한결같음을 나타낸다. 다만, 기독교에서의 기도 자세는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

성경에 나온 기도의 자세는 
모세가 ‘땅에 엎드려 기도했고’(민 16,4), ‘손을 들고 기도했다’(출 9,33)으며, 다윗은 ‘무릎을 꿇어앉아서’(대상 17,16), ‘지성소를 바라보며, 두 손을 치켜들고’(시 28,2) 기도한 것으로 나온다. 예수님도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기도하셨고’(막 14,35), ‘무릎을 꿇고’(눅 22,41), 때로는 ‘서서’(막 11,25) 기도하셨고, 베드로와 사도 바울도 ‘무릎을 꿇고’(행 9,40; 20,36; 21,5) 기도한 것으로 기록 되어있다.

 

현재 기독교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은 손을 모으고, 눈을 감으며, 무릎을 꿇고 드리는 기도 방식이다. 이 자세는 서방 교회의 기도 전통인데, 게르만 문명의 정치적 복종의 몸짓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하는 군주를 보지 않기 위해 눈을 감아야 했고, 두 손을 모으는 것은 자신이 무장하지 않았으며 갑자기 공격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무릎을 꿇는 것은 엎드려 경배하는 것을 나타내는 겸손의 표현이다.

(게르만 문영의 최초로 대변되는 프랑크왕국의 클로비스는 가톨릭 정통신앙을 간직하고 있었던 왕비 클로틸데로부터 끊임없이 입교를 권유받았으나 자식들의 세례는 동의하면서도 자신은 거부해왔다. 그러나 알레만니족과의 전쟁 중에 라인강 한 골짜기에서 전멸의 위기에 처하자 클로비스는 아내의 신을 부르면서 여기서 승리하면 신자가 되겠다고 약속한다. 결국 클로비스는 전투에서 승리하고 약속대로 496년 프랑스 랭스에서 성탄 축일에 자신의 군대와 함께 레미지오 주교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우리나에서는 불교, 유교, 기독교 등 모든 종교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기복신앙이 주가 되었다. 따라서 기도 내용도 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주가 된다. 나와 가족.  그리고 내가 속해있는 조직과 지인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기도의 주요 내용이다. 그런 기도를 듣고 자란 우리들 역시 당연히 복을 비는 기도를 한다. 

그러나 기도가 절대자 앞에서 본인의 간절함과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라면 기도의 내용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기도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공감이 되어 '아멘'의 외침이 흘러나오는 기도가 되었으면 한다.

아래 라인홀드 니버의  평온을 비는 기도(Serenity Prayer) 기도를 명상해 본다. 1934년 설교에서 사용하기 위해 작성한 내용의 일부분이다.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최고의 기도문 중의 하나라고 한다.

 

평온을 비는 기도(Serenity Prayer) / 라인홀드 니버

주님,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한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하루하루 살게 하시고
순간순간 누리게 하시며
고통을 평화에 이르는 시련쯤으로 받아들이게 하옵고,

죄로 물든 세상을 내 원대로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옵시며,

당신의 뜻에 순종할 때
당신께서 모든 것을 바로 세우실 것을 믿게 하셔서,

이 땅에서는 사리에 맞는 행복을
저 세상에서는 다함이 없는 행복을
영원토록 누리게 하옵소서.

God, give me grace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which should be changed,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Living one day at a time,
Enjoying one moment at a time,
Accepting hardship as a pathway to peace,

Taking, as Jesus did,
This sinful world as it is,
Not as I would have it,

Trusting that You will make all things right,
If I surrender to Your will,

So that I may be reasonably happy in this life,
And supremely happy with You
forever in the next.

Amen.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 1892~1971), 미국의 신학자

​미국의 변증법 신학의 대표자. 1915년 개신교 목사 안수를 받고 디트로이트에서 13년간 목사로 활동했다. 1928년 유니온신학교의 교수로 초빙된 그는 기독교 윤리학과 실천신학 강의로 명성을 얻었으며 옥스포드, 글래스고, 콜럼비아,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등 국내외 유수한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았다. 대표 도서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가 있다